사람의 일생에는
수많은 정거장이 있습니다.
그 모든 정거장마다
안개에 묻힌 등불 하나씩 있으면 좋겠습니다.
든든한 어깨로 울부짖는 바람을
막아줄 사람이 다시 없을지라도
꽁꽁 언 손을 감싸줄 하얀 머플러가 다시 없을지라도
등불이 오늘 밤처럼 밝았으면 좋겠습니다.
빙설로 모든 길이 막혀도
먼 곳으로 떠나는 사람은 반드시 있습니다.
수많은 낮과 밤을 붙잡든 놓쳐버리든
내게 조용한 새벽 하나를 남겨놓고 싶습니다.
구겨진 손수건을 축축한 벤치 위에 깔고
파란 수첩을 펼칩니다.
망고나무 아래 지난밤 빗소리가 남아있습니다.
시 두 줄 달랑 적고 당신은 떠나겠지요.
그래도 나는 기억할 수 있습니다.
호숫가 작은 길에 쓰인 당신의 발자국과 그림자를.
헤어짐과 다시 만남이 없다면
떨리는 가슴으로 기쁨과 슬픔을 끌어안을 수 없다면
영혼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.
인생은 또 어떤 이름일까요.
- 수팅 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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